종료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

#연극 #30대 #혼자 #함께 #로맨스
2025.03.06 - 2025.03.13
화요일 ~ 금요일(19:30), 토요일 ~ 일요일(15:00)
서울 종로구 서울 종로구 동숭동 1-111 한국문예회관
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25001981

[공연소개] 색자가 없는, 사라진 시간이 다시 또 놓인다. 2024년 페미니즘 연극제에서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가 올라갔다. ‘60대 후반의 트랜스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1인극’이라는 말은 맞다. 그러나 그 말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존재의 몸과 말이 있다. 한 존재의 지금 이 순간은, 과거와 미래가 치고 들어오는 겹친 시간들의 말과 몸이기 때문이다. 색자의 삶이 많은 변주를 겪어왔듯 이번에도 새로운 변주를 통해 또 다른 색자를 만날 것이다. 2024년에는 서울 보광동 색자의 집에서 리허설을 했다면, 2025년에는 부산 중구의 모텔방에서 리허설을 한다. 2025년 2월, 색자가 이태원 트랜스젠더 업소에서 부산 광안리에 새로 오픈한 트랜스젠더 업소로 직장을 옮겼기 때문이다. 주민번호 뒷자리의 첫 번째 자리를 바꾸려 하지 않은 색자의 몸. 게이로 자신을 정체화했다가, 여성의 몸을 획득했다가, 지금은 남성인지 여성인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색자의 일흔 살의 몸. 2024년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이 통과 되었다. 1960년대 중학생이었던 색자는 학교와 집을 떠나 길 위의 삶을 선택했고, 늘 어디에서건 본인을 트랜스젠더라고 밝히며 살아왔지만, 여전히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는 현실과 학생인권조례를 폐지시키려는 움직임에 눈물을 흘린다. 살아냈고, 비로소 뺨을 때리지 않는 세상이 온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실재도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색자의 언어는 함께 한 친구와 동료들의 기억이 축적되어 있는 몸이며, 남성과 여성, 규범과 위반의 이분법을 비껴 산 생이며, 많은 이름으로 불린 관계이다. 이 공연은 짧은 문장으로 정리할 수 없는 복잡한 삶을, 접힌 시간 사이의 주름, 그 주름의 교태와 유머를 애정으로 엮어, 관객을 환대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나이를 먹으면 권위가 획득되고, 권태로 보이는 몸을 통해 권위가 돋보인다고 하잖아. 색자의 몸에는 권태가 없어. 권위도 없지. 권위를 포기한, 교태의 몸과 교란된 시간의 힘이 있어. 색자의 몸을 통과해 말들이 던져질 시간. 이 공연은 그 조각들이 그저 흩어지고 뭉친 그런 시간이 되려 해.” “색자는 세계에서 퇴장해야만 했던 존재들을 불러준다. 색자가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다고, 색자가 떠난 세계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먼저 떠난 세계의 색자를 생각한다. 그 세계는 색자에게는 소중한 것이 사라진 이후의 삶일 것이다. 우리 둘 다 무대에 있고 조명이 꺼졌던 그 시간, 우리는 함께 사라졌다.” 떨어지는 마음과 말들을 줍는 색자. 사라진 존재들의 이름을 부르는 색자. 조각난 말-몸의 무대. 색자와 함께, 뺨을 맞지 않는 것으로 충분히 살 만하지 않냐는 말을, 폐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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